인공지능(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정부와 국내 AI 반도체·소프트웨어(SW) 업계가 특정 칩 종속에서 벗어난 개방형 AI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 특히 AMD와의 협력을 토대로 국산 반도체와 SW를 포괄하는 AI 인프라 역량을 확보해 미래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AI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주재로 '개방형 AI 컴퓨팅 인프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개방형 AI 컴퓨팅 인프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과기정통부]
최근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전 세계 AI 인프라 시장은 고비용 학습 중심에서 전력 및 비용 효율성이 요구되는 추론 중심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데이터처리장치(DPU) 등 다양한 연산 자원과 메모리, SW를 유연하게 결합하는 개방형 컴퓨팅 인프라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AI 인프라 업계가 이 같은 변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산 NPU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AMD와 이기종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및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협력 기반 마련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AI 인프라 산업계 현황과 대응 방향, 정부 정책 지원, 민관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
먼저 ‘글로벌 AI 컴퓨팅 인프라 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김한준 퓨리오사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에이전틱 AI의 확산으로 필요한 AI 가속기 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며 “단일 공급자에 의한 종속을 피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기종 컴퓨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경선 AMD 코리아 상무가 발표에 나서 과기정통부와 체결한 양해각서(MOU)의 이행 계획을 밝혔다.
AMD는 국산 NPU를 비롯해 개방형 AI 컴퓨팅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실증하기 위한 ‘다이아몬드 전략’을 추진한다. 이는 과기정통부, AMD, 국산 NPU 개발사와 이기종 AI 아키텍처를 구현할 솔루션 기업 간 4자 협업 전략이다.
또한 AMD는 국내에 ‘AMD AI 센터 오브 엑설런스 인 코리아’를 설립한다. 우선 올해 중 상주 엔지니어 배치를 개시하고 내년까지 AI 서버 헬리오스를 도입한다.
국내 DPU, SW 기업인 망고부스트와 모레는 AMD와의 협업 성과를 소개하며 이종 칩을 유기적으로 묶어주는 분산 추론 및 최적화 기술 적용 현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진행된 개방형 AI 컴퓨팅 인프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과기정통부]
자유토론에서는 AMD와의 협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현장의 실질적인 우려와 요구사항들이 제기됐다.
이중연 KTNF 대표는 “현재 국내 업계에 대한 AMD의 기술 지원이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며 “본사 차원에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산 NPU가 활용될 수 있는 서버 메인보드 및 펌웨어 등 국내 하드웨어 인프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과기정통부에 당부했다.
연산 칩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체 인프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남이현 파두 대표는 “AI 컴퓨팅 인프라 논의가 연산, NPU 중심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인데, 현재 메모리·스토리지도 연산 못지않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가 되면 CPU에서 공급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한다”며 AI 전용 CPU 및 보드 공급망 지원을 호소했다. 정무경 디노티시아 대표도 AI 스토리지와 메모리 가속 기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아울러 채명수 노타 대표는 반도체 사업의 부속품으로 취급받는 AI 최적화 SW가 개방형 생태계 내 독자적인 영역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정부는 국산 NPU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AI 시장 형성을 목표로 정책 방향을 수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제는 연구개발(R&D)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 시장 진입을 위한 실증 상용화 단계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앞으로 국산 NPU가 실제 데이터센터와 AI 서비스 현장에서 활용되는 성공 사례를 조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풀스택 실증 지원을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신문 서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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