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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리얼 국산` 서버기업…"`데이터 주권 확보` 선봉 서겠다" 작성일  2024-08-22

 

책상·의자 하나로 시작해…지금은 연 매출 250억 기업

이중연 KTNF 대표


이중연 KTNF 대표 사진. KTNF 제공     

이중연 KTNF 대표 사진 (KTNF 제공)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서버에 스파이 칩을 단다거나 매인 보드에 데이터를 송출할 수 있는 백도어를 만든 제품을 대한민국에서 사용하게 되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버는 반드시 국내에서 개발하고 제조하는 게 필요합니다."

서울 마곡단지 사옥에서 만난 이중연(54, 사진) 케이티엔에프(KTNF) 대표는 '서버 국산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서버는 어떤 사고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 소중한 정보를 맡긴다"면서 "그렇다 보니 서버에는 매우 많은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들어있는데, 서버 국산화가 되지 않으면 국민의 소중한 데이터를 중국이든, 미국이든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TN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산 서버를 개발·제조하는 기업이다. 대부분의 국내 하드웨어 기업들은 국내에서 제품을 개발·제조하는 게 아니라 외국산 제품을 단순히 조립해서 판매한다. 이와 달리 KTNF는 서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에 공급한다.

이 대표의 '서버 사랑'은 대학생 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대학 학부 때 전자공학을 전공하면서 회로를 설계하고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주변기기를 붙여서 납땜을 해 직접 두 손으로 컴퓨터를 처음 조립해 봤다"며 "그때부터 컴퓨터와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거친 뒤 직접 서버 제조에 뛰어들었다. 2001년 KTNF를 창업했다. 창업 당시 KTNF의 직원은 대표 겸 엔지니어인 본인이 유일했다. 설계부터 개발, 제조, 생산까지 일인다역을 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국내 기술만으로 서버를 제작했는데 선뜻 믿고 대량 구매하는 고객이 없었다. 이 대표는 "KTNF를 처음 창업할 때 주머니에 돈이 하나도 없어서 책상과 의자 하나씩만 가지고 시작했다"며 "워낙 자본이 없다 보니 생존을 위해 기업들로부터 개발 용역을 맡아 수행하면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비즈니스로 회사를 운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더 이상 ODM 비즈니스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TNF의 이름을 단 서버를 개발하고 싶었다. 이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생존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중반 들어서는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업계의 선배로서 의무감이 생겼다"며 "국가와 후배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서버 개발에 도전하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술력과 끈기였다. KTDF는 설립 후 단 한 해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으면서 탄탄한 기반을 이어왔다. 이 대표의 노력으로 메인보드까지 직접 설계해 서버 제작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됐다. 최근까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x86 서버, 보안 서버, 인공지능(AI)·빅데이터 서버, 엣지 서버, ODM 서버 등 다양한 국산 서버를 제조하고 있다. 특히 'KTNF 코어리지 x86 서버'는 각종 글로벌 인증을 획득하고 국내 서버 중 유일하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지정돼 기술의 혁신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연간 매출은 25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해외에도 국내 서버의 위엄을 알리고 있다. 지난 2014년 자체 개발한 제품을 대만에 수출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외산에 국내 시장을 빼앗긴 데 이어 해외수출조차 명맥이 끊기는 등 침체에 빠졌던 국산 서버 업계에 희소식이었다. 현재는 대만뿐만 아니라 핀란드, 미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 국산 서버를 수출하고 있다.

이 대표의 목표는 자체 기술력을 통해 국내 컴퓨팅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KTNF 마곡사옥에서 직접 서버를 개발·제조를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국산 AI 가속기를 탑재한 서버들을 출시해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넓히는 것도 또 다른 목표다. 이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서버를 직접 개발·제조하는 기업은 20곳뿐"이라며 "국내 시장점유율을 늘려 대한민국의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 게 제1 목표이고, 해외 시장에 진출해서 국산 서버가 해외에서도 많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공식적인 행사에서 모두 발언을 마친 후 마지막 멘트로 '쪽팔리게 살지 말자'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이라며 "돈이나 권력보다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해 사람들의 존경과 존중을 받는 사람이고 싶다"고 했다.

디지털타임즈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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